짧은 생각/ADHD 40

우울삽화가 끝났습니다!

약을 늘린 덕인지 계절성인 경향이 있어서(작년에도 이맘 때 끝났거든요) 끝날 때가 됐는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끝났습니다! 뭐 끝났다곤 해도 갑자기 조증이 오고 활기가 살아나고 그런 건 아니지만요 그래도 바닥은 친 것 같아서 터널에 빛이 드는 기분이라 살아나는 기분입니다 힘 내서 연말 마무리 잘 해보려고요 보시는 분도 송년 잘 보내시고 행복한 새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짧은 생각/ADHD 2020.12.30

ADHD와 독서

저는 책을 좋아해서 그런지 독서에서 약효를 가장 실감하곤 해요 약을 먹기 전에 제 전통적인 독서법은 위키피디아를 보는 방식과 흡사해요 분명히 한 권의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한 시간 쯤 지나서 보면 전혀 다른 내용을 읽고 있고 그 중간중간 과정을 모두 다 읽은 것도 아니거든요? 흥미가 옮겨가는 데까지만 읽고 나중에 다시 읽어야지 하는 식으로 방치한 링크들만 수십개 쌓여있는 그런 모습이 우리가 흔히 위키피디아를 보는 방식일 텐데 거기서 링크를 책으로 바꾸면 딱 제 독서 풍경입니다 한 주제에서 시작했다가 관심이 옮겨가면 중간에 방치된 채로 다른 주제를 시작하는 반복이 이어지다가 제풀에 지쳐서 쓰러질 때까지 반복되는 그래서 독서가 끝나고 나면 읽다가 만 3~40여권의 책이 널부러져 있는 그런 모습이 일상적이었죠..

짧은 생각/ADHD 2020.12.24

이를 깨먹었네요

집에서 보내준 말린 고구마를 씹다가 무리를 해서 어금니가 돌아가셨습니다... 다행히 당장 아프진 않은데 처음 떨어진 조각이 전부가 아니고 제법 크게 깨졌더라고요. 이런 사건을 구태여 ADHD 탭에 올린 이유는 아무래도 ADHD라서 이런 일이 더 잦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코로나로 삶이 단조로워져서 비교적 사건이 적게 터졌지만 일상에 새로운 변화가 생길 때마다 이렇게 뭔가 사고(?)를 치는 일이 잦거든요 이걸 보고 예전에 다니던 병원 선생님은 치매냐고 농담으로 놀리셨는데ㅋㅋㅋ 주의산만에 의한 일시적 공황이나 운동수행능력 부족에 따른 동작 실수같은 걸로 한 달 정도 가는 화상을 입는다거나 베인다거나 멍이 든다거나 하는 일이 약을 먹기 전에는 거의 매 주 일어나다가 지금은 그래도 한 두 달에 한 번 정도 일..

짧은 생각/ADHD 2020.12.20

상담(치료)에 대한 생각

결론부터 말하면 도움은 되지만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정도로 요약하고 싶습니다. 저도 약을 먹기 전부터 꾸준히 상담을 받아왔고 지금도 상담을 받고 있는 사람으로서 상담의 효과를 지지하는 편이지만 상담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절대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여럿 들 수 있겠지만 상담만으로 충분히 치료효과가 난다는 연구나 증명이 많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이유고 부차적으로는 상담이라는 게 아직은 내담자에게 측정 가능하고 규격화된 처치를 제공할 수 없지 않나 싶은 감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상담사님에 의한 '사바사'에 크게 의존해야 된다는 점이 좀 부담스러운 면으로 작용하는 것 같고요. 비용적인 면에서도 막 받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하긴 그런데 보험이 되는 것도 아니니까요... 여하튼 그래도 보조요법으로서의..

짧은 생각/ADHD 2020.12.20

용어를 쓴다고 다 맞는 말이 아닙니다.

최근에 인터넷을 보다 보면 느끼는 생각이에요. 요 몇 년 사이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요는 증가한 반면에 정보는 태부족한 상황이 원인이라고 생각은 하는데 그렇다 할지라도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의 기본적 정의도 모르는 듯한 사람이 콘서타 같은 중추신경계 자극제의 효과를 따박따박 생물학스러운 근거가 있는 양 굳이 도파민 과다가 어쩌고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량이 어쩌고 하면서 용어를 강조하며 양이 부족하네 생산을 하네 흡수를 원활하게 하네 하는 기가 막힌 내용까지 스스럼없이 말하는 걸 너무도 흔히 봅니다. 궁금한 상황에서 내 주변의 전문가가 속 시원하게 정보를 밝혀주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 분은 최소한 상황에 대해 책임을 지는 분입니다. 반면에 인터넷에서 아무소리로 답을 주는 사람은 당장은 어떤 답(?)을 ..

짧은 생각/ADHD 2020.12.12

지금의 복약감에 대해

사실 저는 여기에 대해선 별로 쓸 말이 없습니다ㅎㅎ 되게 스무스하거든요 먹는 시간이 늦어지거나 하면 다소 머리가 둔해지는 느낌이 있어서 '안먹었구나' 하는 느낌이 오긴 하지만 또 먹는다고 복약 초기처럼 싸~한 효능감이 돌지는 않습니다. 부작용도 생활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입마름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없어져서 불편함도 딱히 느끼지 않고 있고요 그래서 저만의 경우일 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약에 대해서는 의사 상의와 관리 하에 장기적으로 복약을 해보고 몸이 적응할 시간을 가져보라고 권해드리는 가장 큰 이유가 이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짧은 생각/ADHD 2020.12.04

일반인도 메틸페니데이트를 먹으면 효과가 있을까?

옛날 기사긴 하지만 www.hankyung.com/society/article/2018082132631 수능 때 확 늘어나는 '수상한 ADHD환자' 수능 때 확 늘어나는 '수상한 ADHD환자', '집중력 좋아진다' 소문에 ADHD치료제 인기…오남용 땐 환각·자살 위험 수험생들 사이 불법 유통 확산 별도 검사 없이 처방 하기도 인터넷 불법 구매 증가 www.hankyung.com 수능이 되면 ADHD환자가 확 늘어난다고 하죠 물론 실제 환자가 늘어난다기보다는 약효를 믿고 급조된 환자들이라는 뉘앙스가 기사의 내용입니다 헌데 그런 사람들에게도 약효는 있을까요? 마음 같아서는 당연히 없어야 할 테지만 유감스럽게도 '공간 작업기억, 계획성, 계산능력 등 여러 인지영역들에서 유의한 개선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짧은 생각/ADHD 2020.12.03

약물 부작용에 대해

제 경우는 대부분의 약물 부작용 고양감을 포함한 긍정(?)적인 것들부터 손떨림, 입마름, 불안, 등등등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부작용이 한 번은 거쳐간 느낌이었는데 어쨌든 시간이 지나면서 다 잡혔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의사선생님과의 꾸준한 상호작용과 약물, 운동, 생활관리 등의 도움과 노력이 있었지만 어쨌든 가장 중요한 변수를 꼽아보라고 하면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친구들이 제법 도움을 주긴 했다지만 언제나 가장 결정적인 변화는 시간이 줬다고 생각해요. 헌데 여기저기 이야길 거들떠 보다 보면 여전히 하루나 이틀, 길어도 1~2주 정도의 기간으로 극적인 변화를 바라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물론 그 과정이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건 이해하고 심각한 경우일 수도 있어서 그런 과정을 조정하기 위해..

짧은 생각/ADHD 2020.12.01

대형병원과 개인병원 어디로 갈 것인가

처음에 병원을 결정할 때 저도 많은 고민을 했던 부분이 이거였습니다. 뭔가 다른 진료과랑 연계도 잘 되어있을 거 같고 의례 유명한 교수님 한 분씩은 계시는 대학병원 같은 대형병원을 몇 달 걸려 예약 잡고 갈 것이냐 적당히 한 달 내외로 예약이 잡히는 근교에서 유명한 수준의 개인병원을 갈 것이냐하는 문제로요 헌데 당시에는 제가 ADHD라는 확신도 없었고 의료인도 아닌 녀석이 혼자 멋대로 답을 내는 게 아닌가 하는 자기 의심도 있어서 대형병원 세 곳, 개인병원 두 곳에서 진단을 받았었습니다. 그리고 과정에서 느낀 점은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하나씩 살펴보시면 1. 개인병원이든 대형병원이든 인기 있는 곳이거나 붐비는 시간에 가면 차분히 진료를 못 받는다는 점 2. 진리의 의사 선생님 바이 의사선생님 3. 단순..

짧은 생각/ADHD 2020.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