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ADHD 7

ADHD와 독서

저는 책을 좋아해서 그런지 독서에서 약효를 가장 실감하곤 해요 약을 먹기 전에 제 전통적인 독서법은 위키피디아를 보는 방식과 흡사해요 분명히 한 권의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한 시간 쯤 지나서 보면 전혀 다른 내용을 읽고 있고 그 중간중간 과정을 모두 다 읽은 것도 아니거든요? 흥미가 옮겨가는 데까지만 읽고 나중에 다시 읽어야지 하는 식으로 방치한 링크들만 수십개 쌓여있는 그런 모습이 우리가 흔히 위키피디아를 보는 방식일 텐데 거기서 링크를 책으로 바꾸면 딱 제 독서 풍경입니다 한 주제에서 시작했다가 관심이 옮겨가면 중간에 방치된 채로 다른 주제를 시작하는 반복이 이어지다가 제풀에 지쳐서 쓰러질 때까지 반복되는 그래서 독서가 끝나고 나면 읽다가 만 3~40여권의 책이 널부러져 있는 그런 모습이 일상적이었죠..

짧은 생각/ADHD 2020.12.24

이를 깨먹었네요

집에서 보내준 말린 고구마를 씹다가 무리를 해서 어금니가 돌아가셨습니다... 다행히 당장 아프진 않은데 처음 떨어진 조각이 전부가 아니고 제법 크게 깨졌더라고요. 이런 사건을 구태여 ADHD 탭에 올린 이유는 아무래도 ADHD라서 이런 일이 더 잦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코로나로 삶이 단조로워져서 비교적 사건이 적게 터졌지만 일상에 새로운 변화가 생길 때마다 이렇게 뭔가 사고(?)를 치는 일이 잦거든요 이걸 보고 예전에 다니던 병원 선생님은 치매냐고 농담으로 놀리셨는데ㅋㅋㅋ 주의산만에 의한 일시적 공황이나 운동수행능력 부족에 따른 동작 실수같은 걸로 한 달 정도 가는 화상을 입는다거나 베인다거나 멍이 든다거나 하는 일이 약을 먹기 전에는 거의 매 주 일어나다가 지금은 그래도 한 두 달에 한 번 정도 일..

짧은 생각/ADHD 2020.12.20

휴약(?)문화 단상

여기저기 둘러보다 보니 휴약이라는 괴이한 문화가 있는 모양입니다. 내용인즉슨 처방된 약을 환자가 고의로 안 먹는 문화를 그럴싸하게 이름을 붙여서 '휴약이다~' 하는 상황이던데 의학적 근거도 없고(오히려 꾸준히 약물치료를 했을 때 도움이 된다는 논문만 있지요) 처방된 약물이 '의료용 마약류'인 관계로 인터넷에 "휴약을 했다~"(=먹지 않고 잉여분을 만들었다)는 말이 자칫하면 다니는 병원 의사 선생님 난처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걸 생각해보면 뜨악할 일입니다. 소위 '휴약'을 용인하는 의사라면(그럴 분이 얼마나 계실까 싶지만) 애초에 휴약분을 처방을 안 하셨겠지만 6개월 이상 장기투여 시 평가하고 약물 투약 여부를 '조절하는' 수준이 아니라 인터넷에 유행하는 삼일에 한 번, 일주일에 한 번 투약을 건너뛰는 참..

짧은 생각/ADHD 2020.11.22

약물치료 초기의 고양감(메틸페니데이트)

처음에 여러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약을 꾸준히 복용하게 해 준 원동력이 뭐냐 하면 역시 이 친구죠. 콘서타든, 메디키넷이든 약효 시작 시간과 지속 시간이 어쨌든(저는 페니드는 먹어본 적이 없어요) 약빨이 들기 시작할 때 절대 모를 수 없는 특유의 그 힘이 나고 발랄해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활발해지고, 사교적이고 싶어지고 정서적으로 뒤에서 뭔가가 나를 밀어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확 달려나가고 싶은 느낌이 들어요. 덕분에 밀린 일을 한다거나 주변 사람들을 챙긴다거나 하는 원동력으로 삼아서 좋기도 했지만 약효가 떨어질 때 상대적인 상실감이라거나, 정서가 완전히 달라져서 수습이 되질 않는 일이 잦아서 당혹스러웠던 적도 많았죠. 그래서 한 때는 저 고양감에 도달한 상태를 유지해보려고 노력했는데 그러면 조증이라는 ..

짧은 생각/ADHD 2020.11.17

ADHD 약물치료 초기를 돌이켜보면...

크게 세 가지 상태의 섞임이었던 것 같습니다. 1. 메틸페니데이트 성분 약 설명서에 언제나 꼭 들어있는 내용인 '조증 유발 가능성' , 혹은 '조증 유병자의 악화 가능성'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 특유의 들뜬 기분, 고양감이 들었죠. 정도는 주변 지인들에게 먼저 연락을 돌린다던가 밀렸던 일을 한 번에 해치운다거나 하는 것부터 그간 해봐야지 했던 일에 도전하는 소박한 수준이어서 되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데 다만 일부 사례를 들어보면 정말 본격적인 조증 삽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감이 커져서 돌이킬 수 없는 큰 일을 시작하거나, 공격성이 증가해서 싸움을 건다거나 망상에 가까운 기분이 든다거나 하는 일도 드물게 있는 것 같더라고요. 기간은 강하게 약하게를 포함해서 2~3개월 정도 갔던 것 같습니다. 2. ..

짧은 생각/ADHD 2020.11.01

간단한 병력과 소개

-성인 ADHD 아동기에는 치료를 못 했지요. 제가 어릴 때는 ADHD라는 진단을 하는 게 그렇게 썩 흔한 건 아니었기 때문이었나 싶기도 합니다. 약 탈때마다 느끼는 건데 법이 바뀌어서 성인ADHD도 보험적용이 되어서 다행이다 싶을 때가 많아요. (과거엔 아동기에 진단받았던 사람만 성인기에도 보험적용을 해줬거든요.) -치료기간은 2년 조금 넘었습니다. 휴약이나 단약한적은 없고요. 오히려 약을 꾸준히 증량하고 있습니다. -약을 얼마나 먹는지? 보험으로 되는 최고용량 가깝게 먹습니다. -복약 초기의 부작용들 거의 다, 그것도 상당히 오래 겪었습니다. 식욕부진, 반대로 폭식, 소화불량, 불안, 강박, 불면, 성문제, 등등등 -적정용량 찾았는지? 아직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증상은? (다른 약도 ..

짧은 생각/ADHD 2020.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