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생각

보험맛 통계탕 [나는 통계적으로 판단한다]

민소법에이쁠 2020. 11. 7. 09:06

출처 : 교보문고

보험계리사 경력이 짙은 저자의 서적답게 통계 교양서를 지향하고 있지만

경영학, 행동심리 등의 다른 학문도 섞여 있고, 무엇보다

약이나 감염, 사망률 같은 보험 관련된 내용이 사례 등으로 배어 있는 책입니다.

 

그래서 장단이 있지만 굳이 따지면 순수 통계 교양서의 사례보다는 (주사위, 사람 순서 정하기 등등) 덜 추상적이라는 점에서 더 낫지 않았나 싶었어요.

 

해서 책의 주제는

통계를 바탕으로 한 실용적 사고를 통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하는 방향을 제시하는 게 목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표지에 35가지 레슨이라고 되어있는데 실제로 뭘 연습시키고 하는 장은 거의 없습니다

'그냥 이런 게 있는데 공식은 어려우니까 뺐어요ㅎㅎ 대신 이런 식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는 걸 기억하세요'

같은 느낌으로 소개하는 경우가 많아요

본격 훈련교재라기보다는 사고를 트이게 하는 부드러운 느낌입니다.

 

그게 아쉬움이기도 한데 

저는 다른 책에서 그 내용들을 복잡하게 증명해놓고 출처를 길게 밝힌 책들을 읽어온 상태여서

이렇게 써놓아도 '아 그거' 하고 넘어갈 수 있었지만

이걸 처음 접하시는 분도 이 설명으로 납득할 수 있을까 생각하기에는 너무 빈약한 설명이지 않나 하는 아쉬움은 남는 것도 사실입니다.

 

헌데 서술이 빈약한 것 치고는 사실 꽤 검증된 발언을 하고 있는 책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마치 처음 강의하시는 강사님이 학부 4학년이면 이건 알겠지? 하면서 자연스럽게 석사나 돼야 알법한 전공 수준 내용 섞어서 말씀하시는 느낌?

물론 책의 내용은 훨씬 더 기초적인 수준입니다만은 비유를 하자면 그런 느낌이 듭니다.

 

재밌는 내용은 여럿 있었는데

하나만 소개해보면 시그모이드 함수라고 불리는 친구였네요

일정기간 누적 후 대세 상승기를 거쳐서 다시 완만해지는 구조를 가진 함수인데

(노력이 바로 성과로 나오지 않고 일정기간 꾸준히 해야 어느 순간 포텐이 터진다는 내용)

교육 시장에서 횡행하는 유사과학(?)에서 이 그래프를 무진장 많이 가져다 쓰면서도 정작 무슨 함수 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참 많아서 막연히 학습 함수네 뭐네 부르던 기억이 나서 개인적으로 재밌었습니다.

 

여하튼 책 호흡도 각 장과 레슨 별로 간결하고 내용도 쉽고 친절해서

출퇴근 기분전환용이나 잠깐 쉬는 시간 독서용으로 안성맞춤인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이성적인 사고방식을 연습해보고 싶으신 분이시라면 한 번쯤 권해드리면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