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생각

전개가 아쉬운 [소셜 딜레마]

민소법에이쁠 2020. 10. 18. 18:13

 

따끈따끈한 올해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입니다.

 

소셜미디어의 어두운 부분을

그 과실을 가장 힘차게 씹어먹는 넷플릭스에서 다룬다니

이미 여기서부터가 멋진 딜레마라서 안 볼 수가 없었는데요.

 

도입부터 초반 전개까지는 꽤 좋았습니다.

각종 소셜미디어의 전직 중역들과 전문가들을 통해

소셜미디어가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를 매개로 광고주에게 거래를 시도하는 '인간 선물거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그러한 작동 구조 속에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왜 빠져들 수밖에 없는지를 해설하며

이런 추상적인 설명이 상황이 와 닿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극중극으로 한 가정의 이야기를 동시에 보여주며 영상매체의 장점을 잘 살렸거든요.

 

하지만 이야기가 확장되면서는 조금 동의하기 힘든 전개,

어떻게 보면 지극히 넷플릭스다운 정치색이 드러나는 전개긴 했습니다만은

개인적 영향을 떠나서 사회 전체의 양극화,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 독재의 강화에 대한 기여를

소셜미디어로 돌리고 있어요

 

여기서 앞부분의 점수를 다 까먹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초반부의 소셜미디어 사용과 청소년의 우울, 자살률 같은 연구나

주의집중, 학습부진 등에 대한 연구는 대규모로, 체계적으로 이루어진 반면에

뒤의 정치적 양극화를 비롯한 주장들은 규모나 사례, 검증에 있어서 상당히 빈약한 이야기들인데

 

전반부의 탄탄한 증거들을 바탕으로 깔고 뒤에 살짝 끼워 넣어서

마치 동일한 근거를 가진 양 보여준다는 점에서 굉장히 찜찜했네요.

극중극도 유튜브 찌라시에 선동당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러한 전개에 발맞춰가는 것도 우스웠고요.

 

그러다 다시 규제가 필요하다는 결론에서는

지나친 상업성과 인간성에 대한 몰이해를 강조하면서 약한 근거를 빼고 정리하는 영특함을 보여주는데

아 좀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이런 부분이야

넷플릭스 오리지날 시리즈에서 자주 등장하는 연출이니

그런 부분을 감안하고 보실 수 있는 분이시라면

소셜미디어라는 매체에 대한 문제점을 환기하려는 용도로 가볍게 보기에는

상당히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습니다.